기업송무 계약서에 비밀유지 조항이 있더라도 문서제출명령 대상이 됩니다 - 법원이 명하면 제출해야 하고, 거부하면 상대방 주장이 진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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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10-26 22:20본문
계약서에 비밀유지 조항이 있더라도 문서제출명령 대상이 됩니다 - 법원이 명하면 제출해야 하고, 거부하면 상대방 주장이 진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 대표변호사 최준홍 · 기업송무 / 읽는 시간 7분
영풍과 장형진 고문, MBK파트너스 측 특수목적법인이 2024. 9. 12. 체결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과 후속 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하라는 문서제출명령이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문화일보 2026. 10. 15.).
이 계약서는 영풍 주주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진행하는 9,300억 원대 주주대표소송에서 증거로 조사하기 위한 것입니다(위 기사).
서울중앙지법이 2025. 12. 제출을 명했고, 서울고법이 2026. 4. 항고를 기각했으며, 대법원이 2026. 8. 18. 재항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습니다(위 기사).
콜옵션 행사가격과 계약조건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고(위 기사), 문서제출명령에도 불구하고 계약서가 실제로 제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이투데이 2026. 10. 14.).
동업자·주주 사이의 분쟁에서 대표님이 알아 두실 결론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 계약서에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도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거부할 수 있는 문서는 민사소송법이 정한 몇 가지뿐이고, 비밀유지 약정은 그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둘, 명령을 받고도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그 문서에 관한 상대방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제출을 거부한 당사자가 불이익을 받는 구조입니다.
셋, 제출을 피할 수 없다면 제출 범위를 한정해 달라는 의견과 열람 제한 신청으로 비밀을 보호해야 합니다.
제출 범위는 당사자가 의견을 내야 법원이 판단하고 열람 제한은 신청이 있어야 하며, 비밀유지 조항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두어야 받아들여질 여지가 생깁니다.
▍ 문서제출명령은 상대방이 가진 문서를 제출하게 하는 절차입니다
「민사소송법」(이하 '민소법') 제344조 제2항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두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첫째, 기술 또는 직업의 비밀에 속하는 사항이 적혀 있고 비밀을 지킬 의무가 면제되지 않은 문서입니다(같은 법 제344조 제2항 제1호, 제1항 제3호 다목, 제315조 제1항 제2호).
이 조문의 '비밀을 지킬 의무'는 계약서상의 비밀유지 약정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 예외는 증인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같은 법 제315조)를 차용한 것입니다.
그 사유는 두 가지로, 하나는 변호사·의료인처럼 법령에 따라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는 사람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이고(같은 법 제315조 제1항 제1호), 다른 하나는 기술 또는 직업의 비밀입니다(같은 항 제2호).
계약서 분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 즉 기술 또는 직업의 비밀입니다.
기술 또는 직업의 비밀은 당사자가 비밀로 정했다고 해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그 해당 여부와 보호가치를 판단하는데, 그 기준은 아래에서 더 살펴봅니다.
둘째,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입니다(같은 법 제344조 제2항 제2호).
대법원은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6. 7. 1.자 2014마2239 결정, 이하 '합병 사건').
예를 들어 회사가 소송 대응 방향을 정하기 전에 내부 검토용으로만 작성하고 외부에 보여 줄 예정이 없으며, 공개되면 소송 전략이 드러나는 내부 검토 보고서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는 양쪽 당사자가 서명하고 각자 보관하는 문서이므로 둘째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의 경우 상대방이 주장할 수 있는 거부 사유는 첫째 예외, 즉 '직업의 비밀'뿐이고, 대법원은 그 범위를 좁게 해석합니다.
▍ 제3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지고 있어도 제출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2015. 12. 21.자 2015마4174 결정(이하 '수출거래 사건')에서 그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수출거래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 회사들이 일본 거래처와 체결한 슬래브 매매거래의 신용장과 회계장부 제출을 신청했고, 피고 회사들은 거래처에 대한 비밀준수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그 문서는 직업의 비밀에 관한 문서에 해당하여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직업의 비밀'은 공개되면 그 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이후 직업 수행이 어려운 경우를 뜻하고, 그런 비밀이라도 보호가치가 있을 때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보호가치는 정보의 내용과 성격, 공개로 인한 불이익, 사건의 성격, 그 문서가 증거로 필요한 정도, 대체 증거의 유무를 종합해 비밀 공개의 불이익과 실체적 진실 발견·재판의 공정을 비교해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피고 회사들이 거래처에 비밀준수의무를 부담하더라도 본안소송의 진실 발견과 공정한 재판의 필요성이 거래처가 가지는 비밀의 중요성보다 우월하다고 본 원심을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거래가 이미 끝나 공개해도 영업에 지장이 없는 반면, 그 문서에 적힌 판매가격과 커미션이 본안 쟁점의 결정적 자료였기 때문입니다.
주주간계약·동업계약의 비밀유지 조항은 상대방에 대한 계약상 의무일 뿐이므로, 이 기준에 따르면 제출 거부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 주주가 회사와 제3자 사이의 계약서를 제출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앞서 본 합병 사건은 주주가 신청인이었던 사건입니다.
합병 사건에서 사모펀드 주주는 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회사가 합병과 관련해 회계법인과 체결한 계약서 일체와 합병비율 검토보고서 등의 제출을 신청했습니다.
대법원은 두 방향으로 판단했습니다.
회사가 회계법인과 체결한 계약서 일체 등의 제출을 명한 부분은 회사의 재항고를 기각해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반면 원심이 합병비율 검토보고서·제안서와 내부 결재 문서 등을 자기이용문서라며 제출 신청을 기각한 부분은 파기환송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라도 주주에게 공개가 예정된 정보나 그 근거가 되는 정보가 들어 있으면 자기이용문서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고, 자기이용문서가 아닌 문서는 제출의 필요성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신청의 한계도 함께 정했습니다.
그 문서로 증명하려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거나, 서증으로 필요하지 않으면 법원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풍 사건에서도 서울고법은 공개매수신고서 등에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콜옵션의 구체적 행사 방법이 모두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고, 미공개 계약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문화일보 2026. 10. 15. 위 기사).
따라서 신청인은 문서의 표시와 취지, 소지자, 증명할 사실, 제출의무의 원인을 적어야 하고(민소법 제345조), 어느 계약서의 어느 조항이 어느 쟁점과 관련되는지를 특정해야 합니다.
▍ 제출하지 않으면 상대방 주장이 진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은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민소법 제349조).
콜옵션 행사가격이 쟁점인 사건에서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이 상대방이 주장하는 가격을 전제로 판단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이 조문을 적용하여 항소심이 1심 판결을 취소한 사건이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7. 10. 19. 선고 2017나55636 판결(확정, 이하 '급여내역 사건')에서 채권자는 채무자가 근무하는 회사를 상대로 추심금을 청구하면서 회사의 법인통장 거래내역, 채무자의 근로계약서, 급여·퇴직금 지급내역의 제출을 신청했습니다.
회사는 1심과 항소심에서 세 차례 문서제출명령을 받고도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제출할 수 없는 사유도 밝히지 않았으며,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1심은 채권자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항소심은 민소법 제349조에 따라 회사가 채무자에게 매월 150만 원을 초과하는 급여와 360만 원 이상의 퇴직금을 지급한 내역이 존재한다는 채권자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고, 회사에 추심금 지급을 명했습니다.
다만 법원이 진실로 인정하는 것은 그 문서의 기재에 관한 주장입니다.
문서의 내용이 그렇다고 인정될 뿐, 그 문서로 증명하려던 청구 전체가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서제출명령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지만(같은 법 제348조), 영풍 사건처럼 세 번의 재판을 거쳐 확정되면 더 다툴 방법이 없습니다.
▍ 제출을 피할 수 없다면 제출 범위를 한정해 달라는 의견을 내고 열람 제한을 신청해야 합니다
제출명령을 받은 당사자가 계약 내용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제출 단계에서는 문서의 일부에 대하여만 제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은 그 부분만의 제출을 명하여야 합니다(민소법 제347조 제2항).
따라서 계약서 가운데 쟁점과 관련된 조항과 기술 또는 직업의 비밀에 속하는 사항이 적혀 제출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 조항을 나누어, 후자는 제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제출 범위가 실제로 한정된 사례로 서울고등법원 2018. 3. 6.자 2017라20581 결정(이하 '주식매수가액 사건')이 있습니다.
주식매수가액 사건에서 소수주주는 지배주주를 상대로 주식매수가액 결정을 신청하면서 회사의 재무·영업 자료, 이사회 의사록,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 등의 제출을 신청했고, 지배주주는 대부분이 영업비밀이라며 거부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영업비밀이라는 점만으로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과거 이사회 의사록과 특수관계자 거래·경영자 보상 내역은 주식 가치 산정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그 부분의 제출명령을 취소했습니다.
쟁점과의 관련성으로도 제출 범위가 정해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그 문서가 제출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문서를 제시하게 할 수 있고, 이때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하여야 합니다(같은 법 제347조 제4항).
둘째, 제출 뒤 단계에서는 열람 제한을 신청해야 합니다.
법원에 제출된 계약서는 소송기록이 되고, 소송기록은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3자도 열람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62조 제1항).
소송기록에 당사자의 영업비밀이 적혀 있다는 소명이 있으면,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그 부분의 열람·복사를 당사자로 한정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63조 제1항).
이 제한은 법원이 직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신청이 있어야 하므로, 신청하지 않으면 계약서 전체가 제한 없이 열람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 2020. 1. 9.자 2019마6016 결정(이하 '주주간계약서 열람 사건')은 이 제도가 주주간계약서에 적용된 사례입니다.
주주간계약서 열람 사건에서 항공사는 제3자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서가 소송기록에 들어 있는데 다른 사건의 당사자가 그 기록의 송부촉탁을 신청하자, 그 계약서의 열람 제한을 신청했습니다.
대법원은 그 계약서의 비밀유지 조항이 당사자에게 비밀유지의무를 지울 뿐 아니라 이사·임원·직원·대리인에게도 준수시킬 조치를 취하게 하고 계약 종료 후 3년으로 기간을 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영업비밀이 적혀 있다는 소명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계약서에 영업비밀이 적혀 있다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열람 제한 신청을 기각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비밀유지의무만 정한 조항과, 계약서의 관리 방법과 접근 가능한 임직원의 범위까지 정한 조항을 구별했습니다.
이 판단은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비밀유지 조항에 "본 계약의 내용을 비밀로 한다"고만 적으면 소송에서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접근할 수 있는 임직원의 범위, 사본의 관리 방법, 임직원과 대리인에게 같은 의무를 지우는 조치, 의무의 존속 기간을 적어 두어야 열람 제한의 근거가 되고, 제출 범위를 한정해 달라고 주장할 때도 같은 자료가 됩니다.
▍ 대표님이 지금 확인하실 것
동업자나 투자자와 분쟁이 생겨 상대방이 가진 계약서가 필요하다면, 가압류·가처분이 아니라 본안소송에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계약서의 명칭과 체결일, 상대방이 보관하고 있다는 근거, 그 계약서로 증명할 사실을 특정해 적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회사가 보관하는 계약서의 제출을 신청했다면,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거부할 것이 아니라 제출 범위를 일부로 한정해 달라는 의견(민소법 제347조 제2항)과 열람 제한 신청(같은 법 제163조)을 해야 합니다.
지금 주주간계약이나 동업계약을 체결하는 단계라면, 비밀유지 조항을 한 문장으로 두지 말고 관리 방법·접근 범위·존속 기간까지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법원은 비밀유지 조항이 그 정도로 구체적일 때 계약서에 영업비밀이 적혀 있다고 볼 여지를 인정하므로(주주간계약서 열람 사건), 그 문구가 있어야 소송에서 열람 제한 신청의 근거가 됩니다.
▍ 마무리
계약서의 비밀유지 조항은 상대방에 대한 계약상 의무이지 법원에 대한 거부 사유가 아닙니다.
법원이 제출을 명하면 제출해야 하고, 제출하지 않으면 상대방 주장이 진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제출을 피할 수 없다면 제출 범위를 한정해 달라는 의견과 열람 제한 신청으로 비밀을 보호해야 하고, 그 근거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 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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