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입대의가 의결한 이용료 인상, 입주민이 이의를 제기하면 — 재심의 조항과 의결의 효력, 그리고 단지 선관위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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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07-16 17:58본문
입대의가 의결한 이용료 인상, 입주민이 이의를 제기하면 — 재심의 조항과 의결의 효력, 그리고 단지 선관위의 의무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 대표변호사 최준홍 · 공동주택 / 관리 분쟁 · 읽는 시간 8분
커뮤니티 시설이 좋은 단지일수록, 그 시설의 요금이 뜨거운 쟁점이 됩니다.
강남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를 갖춘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세대)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수영장·사우나 등 무료 이용횟수를 월 52회에서 40회로 줄이자, 일부 입주민이 전면 유료화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입주 1년 만에 국민평형 기준 관리비가 87% 가까이 오른 것이 배경이었습니다(헤럴드경제 2025. 4. 2.).
요금 개편은 어느 단지에서든 벌어지는 일이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결정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입주민들이 "이 의결은 절차도 내용도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면, 의결의 효력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다툼이 정리되기 전에 후속 절차 — 이를테면 입주민 투표 — 를 밀고 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관리규약의 재심의 조항, 단지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무, 그리고 그 사이에 낀 관리주체의 자리까지 —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2026. 3. 31. 제19차 개정)을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하나, 이용료 부과기준의 결정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사항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의결은 법령과 관리규약의 테두리 안에 있어야 하고, 규약이 정한 이의 절차의 적용을 받습니다.
둘, 서울시 준칙을 따른 관리규약이라면, 재심의가 요청된 안건은 재심의가 끝날 때까지 효력이 정지됩니다. 그리고 재심의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수용 여부에 대한 재량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요건을 갖춘 요청이 접수되면 반드시 수용하여야 하는 절차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셋, 재심의가 요청되어 규약상 효력이 정지된 의결을 근거로 투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그 결과 전체를 무효 시비에 노출시키는 길입니다. 반대로 이의 절차를 정면으로 통과한 의결은 법원에서도 강한 방어력을 갖습니다 — 실제 판결이 그것을 보여줍니다.
▍ 이용료 개편, 누가 정하나 — 의결의 근거와 한계
주민공동시설 이용료의 출발점은 법령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사항을 열거하면서 "공용시설물 이용료 부과기준의 결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준칙을 따른 관리규약도 "부대시설, 복리시설 및 공용부지 이용(이용시간, 이용료 등)에 관한 사항"을 의결사항으로 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준칙 제38조 제4항 제6호).
그러니 이용료를 올리는 결정 자체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권한 안에 있습니다.
의결 정족수는 이렇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합니다(시행령 제14조 제1항). 여기서 구성원은 출석 인원이 아니라 관리규약으로 정한 정원을 말하고, 정원의 3분의 2 이상이 선출된 때에는 그 선출된 인원을 말합니다(시행령 제4조 제3항). 예컨대 정원 10명 중 7명이 선출된 단지라면 구성원은 7명이므로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고, 정원 12명 중 7명만 선출된 단지(3분의 2 미달)라면 구성원은 12명 그대로여서 선출된 7명 전원이 찬성해야 의결이 성립합니다(국토교통부 질의회신 취지). 나아가 궐위 등으로 현원이 정원의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하면 의결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 '선출된 인원'은 최초 선출 인원이 아니라 의결 당시의 현원을 뜻하기 때문입니다(법제처 법령해석례 14-0376: 정원 12명 중 현원 6명만 남은 사안에서 의결 불가). 이때는 보궐선거로 충원하는 것이 원칙이고, 서울시 준칙을 따른 규약이라면 전체 입주자등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을 갈음하는 길도 있습니다(준칙 제38조 제3항). 기준이 출석이 아니므로, 회의에 불참한 동별 대표자는 결과적으로 반대표를 낸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다만 앞선 글(입대의 위반금 편)에서 본 것처럼,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은 법령 → 관리규약 → 의결·하위규정으로 이어지는 위계 안에서만 유효합니다. 서울시 준칙은 이를 명문으로 확인해 둡니다 — 입주자대표회의는 법령과 관리규약이 정한 의결의 범위·절차·방법에 따라 의결할 수 있으며, "그 권한을 이탈하거나 절차상 중대하고 명백한 흠이 있는 의결은 무효가 된다"(준칙 제39조 제5항).
즉 쟁점은 두 겹입니다. 내용이 권한 안에 있는가, 그리고 절차를 지켰는가.
▍ 입주민이 이의를 제기하면 — 재심의 조항의 구조
의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입주민에게 소송보다 먼저 열려 있는 길이 관리규약의 재심의 절차입니다.
이 글이 준칙을 기준으로 설명하는 이유부터 밝혀 둡니다. 관리규약은 단지마다 다르지만, 공동주택관리법은 시·도지사가 관리규약의 준칙을 정하고 입주자등은 그 준칙을 참조하여 각 단지의 규약을 제·개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제18조 제1항·제2항). 그래서 서울 시내 단지의 관리규약 대부분은 서울시 준칙의 조문 구조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준칙을 읽으면 대부분 단지 규약의 표준형을 읽는 셈이 됩니다. 물론 개별 분쟁에서 최종 기준은 해당 단지 관리규약의 문언이므로, 아래 내용은 자기 단지 규약과 대조하며 읽으시기 바랍니다.
재심의 절차의 표준은 준칙 제42조입니다. 2026. 3. 31. 제19차 개정으로 절차가 한층 구체화됐습니다.
누가, 언제 요청할 수 있나. 입주자대표회의의 감사, 관리주체, 그리고 입주민(10인 이상이 대표자를 지정)이, 의결이 관계 법령·관리규약·하위규정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제19차 개정으로 기한과 방식이 명확해졌습니다 — 회의록을 공개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의 요청서를 회장에게 서면으로 제출해야 합니다(제42조 제1항).
요청되면 어떻게 되나. 이 조항의 핵심은 후단에 있습니다 — 재심의가 요청된 안건은 재심의가 완료되기 전까지 효력을 정지한다(제42조 제1항 후단). 다툼이 있는 의결을 일단 멈춰 세우고 다시 보게 하는, 규약이 내장한 안전장치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요청서가 요건(의결 내용, 위반 내용, 재심의 제안내용)을 갖춰 접수되면, 회장은 지체 없이 입주자대표회의를 소집하여 관계 법령 등에 적합하게 다시 심의하여야 하고(제42조 제3항), 재심의 결과를 공개하고 관리주체와 요청인에게 통보하여야 합니다(제42조 제4항). 조문 어디에도 재심의 요청의 수용 여부를 입주자대표회의가 고를 수 있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 요건을 갖춘 요청이 접수되면 반드시 수용하여야 하는 절차입니다.
남용 방지 장치도 있습니다. 한 번 다시 심의한 안건에 대해서는 재차 재심의를 요청할 수 없고(제42조 제5항), 필수 기재사항이 빠진 요청서는 접수를 보류하고 보완을 요구할 수 있으며(제42조 제2항), 요청 기한도 10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의 절차가 의결 기능을 무한정 마비시키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 둔 것입니다.
▍ 재심의만이 아닙니다 — 의결을 다투는 다른 수단
재심의는 규약이 단지 안에 마련해 둔 절차일 뿐, 유일한 수단은 아닙니다. 기한(회의록 공개일부터 10일)을 놓쳤거나 재심의를 거쳤는데도 다툼이 남는다면 다음 경로가 있습니다.
법원. 의결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이 기본이고, 이용료 부과처럼 집행이 임박한 사안이라면 본안 판결 전에 의결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함께 검토합니다. 실제로 전자투표까지 거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에 대해 입주민이 무효 확인을 구한 소송 사례가 있습니다 — 아래에서 소개하는 여주 판결이 그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 감사 요청. 입주자등은 법령 위반, 단지 내 분쟁의 조정 필요, 관리규약 위반의 경우 전체 입주자등 10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입주자대표회의나 그 구성원, 관리주체,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업무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요청은 사유를 소명하는 자료를 첨부해 서면으로 해야 하고(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2항), 지자체장은 요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감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통보하여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동의 요건 없이도 지자체장이 직권으로 보고·자료 제출을 명하고 조사할 수 있으므로(같은 조 제1항), 그 전 단계로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분쟁조정. 공동주택관리법상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통해 소송 전에 해결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로든 출발점은 같습니다 — 회의록, 공고문, 요청서 접수 기록 같은 절차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입니다.
▍ 효력이 정지된 안건으로 투표를 강행하면 — 선관위의 입장
재심의가 요청되어 효력이 정지된 상태에서, 그 의결을 근거로 한 입주민 투표가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먼저 단지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위부터 봅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선거관리위원회를 입주자대표회의와 별개의 기구로 두면서, 동별 대표자와 그 후보자, 그 배우자·직계존비속은 위원이 될 수 없다고 정합니다(제15조 제2항). 구성 단계부터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이해관계를 차단해 둔 것으로, 중립성이 이 기구의 존재 이유라는 뜻입니다. 서울시 준칙도 위원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우고(제50조 제1항), 전자투표를 포함한 투·개표 업무 전반을 선관위 업무로 정하면서(제50조 제2항 제12호), 전자투표 실시 시 보통·평등·직접·비밀투표의 보장과 사전 공개 등 절차 요건을 요구합니다(제51조).
이 구조에서 선관위가 유의할 지점은 분명합니다. 투표의 근거가 되는 의결의 효력이 규약상 정지되어 있다면, 그 위에서 진행된 투표는 토대부터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의결에 대한 "절차상 중대하고 명백한 흠"(준칙 제39조 제5항)의 다툼이, 그 의결을 전제로 실시된 투표 결과의 효력 문제로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절차를 제대로 밟은 의결이 어떻게 방어되는지는 다음 판결이 보여줍니다. 경기 여주의 한 아파트는 세대당 2대를 초과하는 차량의 등록을 제한하는 주차장 운영규정을 만들면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과 입주민 이의제기 절차를 거치고, 전자투표까지 실시해 약 88%의 동의를 확인했습니다. 한 입주민이 의결 무효 확인을 구했지만,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한국아파트신문 2024. 11. 13. 보도). 이유는 이렇습니다. 주차규정은 공동주택관리법령상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사항에 해당하고, 그 내용도 입주민의 주차장 사용권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주차 공간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어서 소유권을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으며, 모든 차량을 수용할 수 없는 현실에서 제한 조치의 필요성도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법원은 전자투표에서 확인된 약 88%의 동의를 규정의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여주 사례에서 전자투표가 의결을 지켜준 것은, 이의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 실시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의 절차가 끝나기 전에 실시하는 투표는 입주민의 동의를 확인하는 근거가 되기는커녕, 그 자체가 다시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관리주체·관리사무소는 어디에 서야 하나
이 갈등 구조에서 가장 곤란한 자리는 관리주체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사항의 집행자이면서, 동시에 공동주택을 법령에 따라 관리할 의무를 지고(공동주택관리법 제63조 제2항), 준칙상 재심의 요청권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준칙 제42조 제1항). 분쟁이 격해지면 양쪽 모두가 관리주체에게 "어느 편이냐"를 묻고, 위탁관리회사가 입주자대표회의에 제공한 검토·조언 내용의 공개를 요구하거나 책임을 거론하는 상황까지 갑니다.
세 가지를 권합니다.
하나, 재심의 요청이 접수되면 그 법적 의미를 서면으로 정리해 양쪽에 알립니다. 규약상 효력 정지 조항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범위인지를 확인하고, "현재 이 의결은 규약 제○조에 따라 효력이 정지된 상태"라는 사실을 입주자대표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서로 통지해 두는 것입니다. 이 문서 하나가 사후에 관리주체의 중립성과 주의의무 이행을 증명합니다.
둘, 효력이 다투어지는 의결의 집행은 보류를 원칙으로 검토합니다. 요금 고지, 시스템 변경, 투표 지원 같은 집행 행위를 다툼이 정리되기 전에 진행하면, 나중에 의결이 무효로 판단될 때 관리주체가 분쟁의 당사자로 끌려 들어갑니다. 집행을 요구받으면 근거 규정과 함께 서면 회신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셋, 자문·조언은 기록을 전제로 합니다. 위탁관리회사가 입주자대표회의에 제공하는 법적 검토는 분쟁이 커지면 공개 요구와 책임 추궁의 대상이 됩니다. 구두 조언을 피하고, 검토 범위와 전제를 명시한 서면으로 남기며, 사안이 규약 해석의 한계를 넘으면 외부 전문가 자문을 권하는 것이 회사를 지키는 방식입니다.
▍ 마무리 — 어느 쪽이든, 절차를 지킨 쪽이 이깁니다
이용료 개편은 입주자대표회의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의가 제기된 순간, 다툼의 승패를 가르는 기준은 "누가 다수인가"가 아니라 "누가 절차를 지켰는가"가 됩니다.
이는 어느 한쪽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의결을 지키려는 입주자대표회의에게는,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심의하고 필요하면 보완된 절차로 다시 의결하는 것이 그 결정을 법적 공격에서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의결을 다투려는 입주민에게는, 규약이 정한 기한(회의록 공개일부터 10일)과 방식(10인 이상 대표자 지정, 서면 제출)을 지켜 요청하는 것이 효력 정지라는 강력한 효과를 확보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는, 효력이 다투어지는 안건의 투표를 관리하기에 앞서 그 토대인 의결의 효력부터 확인하는 것이 자신이 주관한 투표의 결과를 지키는 길입니다.
관리 현장에서 이런 국면을 마주하셨다면 — 집행하기 전에, 효력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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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의 최준홍 대표변호사는 스타트업 사내변호사와 법무법인 파트너로 10년간 기업 자문과 민사·행정 분쟁 대응을 직접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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