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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아파트 관리현장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세 장면 — 호수 적힌 공고문, 입대의에 건넨 명단, 본사로 보낸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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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07-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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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현장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세 장면 — 호수 적힌 공고문, 입대의에 건넨 명단, 본사로 보낸 CCTV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 대표변호사 최준홍 · 공동주택 / 관리 실무 · 읽는 시간 8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관리사무소장에게 입주민 명부를 받아 명절인사 문자를 보냈습니다. 벌금 25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세대 호수가 적힌 공고문 한 장을 승강기에 붙인 회장은 벌금 30만 원, 직원의 CCTV 캡처 화면을 본사에 보고한 관리사무소장은 벌금 30만 원의 선고유예를 받았습니다.

세 사건의 피고인들은 모두 그것이 자기 업무라고 생각하고 한 일이었고, 실제로 재판에서 그렇게 항변했습니다. 법원은 세 건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벌금 액수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형사처벌 전과가 남고, 이 죄의 법정형에는 징역형도 있어서 공동주택 관리업무와 관련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주택관리사 자격취소 사유까지 됩니다(공동주택관리법 제69조 제1항 제2호).

실제 판결들을 세 가지 장면으로 정리하고, 법원이 세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전제한 판단 기준, 즉 아파트에서 개인정보처리자는 누구인가라는 문제를 살펴본 뒤, 관리주체가 지금 점검할 사항들을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하나, 법원은 아파트의 개인정보처리자를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관리주체(관리사무소장·주택관리업자)로 봅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도, 심지어 위탁관리회사 본사도 '제3자'입니다. 정보를 쥐고 있는 쪽도, 잘못 내주면 책임지는 쪽도 관리주체라는 뜻입니다.

둘, 공고·안내·보고라는 목적 자체는 정당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필요한 범위를 넘어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제공하면 처벌됩니다. 법원이 묻는 것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호수·이름 같은 정보의 공개가 꼭 필요했는가이고, 공개하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셋, 예외가 인정된 영역은 법원·수사기관 제출입니다. 대법원은 재판 절차에서의 자료 제출에 대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았습니다.

▍ 장면 1 — 승강기 공고문에 적힌 '몇 동 몇 호'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한 세대의 소유주가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공사대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입대의 회장은 이에 대응하는 소송비용 지급에 대해 입주민 동의를 구한다는 공고문을 약 5일간 승강기 안에 붙였는데, 그 공고문에 소송을 낸 세대의 호수가 그대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공고문을 붙인 입대의 회장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로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한국아파트신문 2026. 6. 30. 보도).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가 금지하고, 위반 시 같은 법 제71조 제9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 조항의 의무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보다 넓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이므로, 입대의 회장처럼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닌 사람도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다뤘다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도9510 판결,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8766 판결). 이 판결에서 두 가지 판단이 실무에 중요합니다.

첫째, 호수도 개인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호수 자체만으로는 누구인지 알 수 없더라도, 소액의 수수료로 등기를 열람하면 소유자 이름을 알아낼 수 있으므로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라는 것입니다.

둘째, 목적이 정당해도 방법이 과하면 정당행위가 되지 않습니다. 소송비용 동의를 구하는 공고는 호수를 특정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법원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양형 사유에서, 이 아파트에서 이전에도 특정 호수를 공개·게시한 일로 전임 관리사무소장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고 회장이 이를 알면서도 같은 행위를 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조사의 혐의가 무엇이었는지는 보도에 나타나 있지 않지만, 호수 공개 문제가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경찰 조사로 이어진 사례가 이미 있었다는 것입니다.

관리 현장에서 매일 만들어 붙이는 공고문 — 체납 세대 안내, 분쟁 경과 보고, 민원 회신 — 에 그대로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 장면 2 — 입대의 회장이 가져간 입주민 명단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관리사무소장에게 입주민 명부를 요구했습니다. 명절인사를 보내겠다는 이유였습니다. 소장은 "입주민 동의 없이 가져가면 문제가 된다"며 거절했지만, 회장이 거듭 요구하자 결국 성명·주소·연락처·차량번호가 담긴 정보를 건넸고, 회장은 이를 명절인사 발송에 썼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명부를 받아 간 입대의 회장에게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3. 8. 10. 선고 2022고정486 판결, 확정).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1호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제17조 제1항 위반)뿐 아니라 그 사정을 알면서도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까지 함께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판결이 적용한 법조가 바로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제1호입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회장의 항변을 배척한 부분에 있습니다. 회장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개인정보처리자이므로 제3자 제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 방법 등을 결정하는 의결기구이고, 관리주체는 그와 기능과 성격을 달리하는 별개의 조직이므로, 입대의 회장은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라 '제3자'라고 판단했습니다. 명절인사는 급한 일도 아니고, 발송이 필요하면 소장에게 요청하면 될 일이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또 다른 유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부산에서는 입대의 회장이 소장에게서 받은 동대표 55명의 명단(연락처 포함)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가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2. 1. 12. 선고 2021고단587 판결 — 항소·상고 모두 기각되어 확정). 법원이 적용한 조문은 제공받은 자의 목적 외 이용·제3자 제공을 금지하는 법 제19조와 그 벌칙인 제71조 제2호입니다. 소장에게서 제공받은 명단을 그 제공 목적 밖에서 다시 공개한 행위가 문제된 것입니다. "비공개 카페"라는 항변은, 카페 게시글 링크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아파트 홈페이지에 걸려 있었다는 사실 앞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정보를 내준 쪽은 관리사무소장이었지만, 확인된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받아 간 회장뿐이고 소장은 증인으로만 등장합니다. 소장이 함께 기소되지 않은 이유는 판결문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다만 내주는 행위가 처벌 대상이 아니어서가 아닙니다. 법 제71조 제1호의 처벌 대상은 '제공받은 자'에 앞서 동의 없이 제공한 자입니다. 실제로 아래 장면 3의 인천 사건에서 처벌받은 사람은 정보를 받은 쪽이 아니라 내준 관리사무소장이었습니다(그 사건의 적용 조문은 제59조 제2호였지만, 내준 쪽이 처벌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입대의의 요구에 응해 명부를 내주는 행위 자체가 관리사무소장에게 형사처벌 위험이 있는 행위라는 뜻이고, 부천 사례에서 소장이 처음에 거절한 것이 정확한 대응이었습니다.

▍ 장면 3 — CCTV, 돌려보는 것과 내주는 것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대의 회장이 자신이 붙인 경고문을 떼어간 주민을 찾겠다며 소장에게서 승강기 CCTV 영상을 받아, 그 주민에게 편지와 문자를 보냈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영상을 제공받아 이용한 회장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3. 1. 11. 선고 2022고정975 판결, 확정). 적용 법조는 부천 사례와 같습니다 — 그 사정을 알면서 제공받은 자를 처벌하는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제1호입니다. 행위자를 찾고 싶다면 형사고소를 해서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특정하도록 하면 될 일이었다는 것 — 여기서도 기준은 '다른 합법적 수단이 있었는가'였습니다.

위탁관리회사(주택관리업자)와 소속 관리사무소장에게 특히 중요한 것은 인천 사례입니다. 관리사무소장이 소속 직원의 근무지 이탈 장면 CCTV 스크린숏을 위탁관리회사 본사에 전송했습니다. 직원 징계 절차에 쓰기 위한, 회사 입장에서는 지극히 통상적인 내부 보고였습니다. 그런데 인천지방법원은 이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6. 4. 23. 선고 2026고정37 판결 — 벌금 30만 원의 선고유예). 법원이 적용한 조문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 제59조 제2호와 그 벌칙인 제71조 제9호입니다. 그 아파트의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관리 방침상 해당 영상의 개인정보처리자는 소장 본인이고, 소장이 위탁관리회사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사와 그 직원까지 개인정보처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본사 전송도 권한 없는 제3자 제공이라는 것입니다.

위탁관리회사로서는 그대로 넘기기 어려운 판단입니다. 현장 관리사무소와 본사 사이에 일상적으로 오가는 보고 자료에 CCTV 영상, 입주민·직원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면, 그 정보의 흐름 전체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세 장면을 관통하는 법리 — 개인정보처리자는 관리주체, 나머지는 전부 '제3자'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파트에서 입주민 정보와 CCTV 영상의 개인정보처리자는 그 정보를 업무로 수집·관리하는 관리주체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10호가 정하는 관리주체란, 자치관리 단지에서는 자치관리기구의 대표자인 관리사무소장, 위탁관리 단지에서는 입주자등으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아 등록한 주택관리업자(위탁관리회사)를 말합니다. 입주자대표회의도, 동대표도, 심지어 위탁관리회사 본사조차 법원은 '제3자'로 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정보가 건너가는 순간마다 동의 또는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고, 제공 여부를 판단하고 걸러낼 책임이 관리주체에게 있습니다.

이 구조가 관리주체에게 뜻하는 바는 이중적입니다. 정보를 지킬 권한과 책임이 모두 관리주체에게 있다는 것 — 입대의 회장의 요구라도 근거 없이 응하면 관리주체가 제공자로서 책임 위험을 지고, 반대로 절차를 지켜 거절하면 그것이 법적으로 정확한 대응이 됩니다.

허용되는 영역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입대의 해산을 둘러싼 가처분 사건에서 재판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라, 관리소장에게서 받은 입주자카드 584장을 법원에 제출한 동대표회장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고(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3673 판결), 환송 후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5노2504). 재판·수사 절차에서 주장을 증명하거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한 자료 제출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 그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제출을 요구했고, 자료가 쟁점과 직결됐으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삭제 같은 보호조치가 있었습니다. 쟁점과 무관한 자료를 법원·수사기관에 냈다가 유죄가 유지된 사례도 함께 보도된 만큼, '법원 제출이면 무조건 괜찮다'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 관리주체가 지금 점검할 다섯 가지

하나, 공고문에서 식별정보를 걷어냅니다. 체납 안내든 분쟁 경과 보고든, 동·호수와 이름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법원이 묻는 것은 "꼭 필요했는가"입니다.

둘, 입대의·동대표의 명단 요구에 대한 대응 절차를 만들어 둡니다. 요구는 서면으로 받고, 정보주체의 동의 또는 법령상 근거를 확인한 뒤에만 제공하며, 근거가 없으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회신합니다. "회장님 요청"은 제공 근거가 아니고, 거절이 정답인 경우가 많습니다.

셋, CCTV는 열람·제공 절차를 문서로 고정합니다.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관리 방침에 처리자와 열람 절차가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 확인하고, 열람 요청서 양식과 처리 기록을 갖춥니다. 내부 징계 목적이라도 위탁관리회사 본사로 영상을 보내는 것은 제3자 제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본사와 공유해야 합니다.

넷, 법원·수사기관 제출은 세 가지를 갖춥니다. 법원의 문서제출명령(민사소송법 제347조)이나 사실조회(민사소송법 제294조) 촉탁서, 석명준비명령,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영장 또는 자료제출 요청 공문처럼 제출의 근거가 되는 문서를 확보하고, 제출 자료가 쟁점과 직접 관련되는지 확인하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삭제 등 최소화 조치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대법원이 위법성 조각을 인정한 사안의 공통분모입니다.

다섯, 방침과 교육을 현행화합니다. 운영·관리 방침에 개인정보처리자가 누구로 지정돼 있는지, 현장 직원들이 '입대의도 제3자'라는 기준을 알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위 사례들에서 벌금은 소액이었지만, 전과와 분쟁 비용, 그리고 관리주체의 신뢰 손상은 소액이 아닙니다.

▍ 마무리 — 이제는 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호수를 적은 공고문, 회장에게 건넨 명단, 본사로 보낸 CCTV 캡처. 예전에는 문제되지 않고 넘어가던 일들이 지금은 형사 판결문에 등장합니다. 관리현장의 개인정보 취급은 이제 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분명합니다. 정보를 다루는 권한과 책임은 관리주체에게 있고, 입주자대표회의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 건네든 근거가 필요하며, 목적이 정당해도 덜 침해적인 방법이 있었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관리 현장의 개인정보 흐름을 한 번도 점검한 적이 없다면, 위 다섯 가지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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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작성 시점의 법령·판례·보도를 기준으로 하고 이후 달라질 수 있으며, 열람만으로는 변호사-의뢰인 간의 위임관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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