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상장 실패만으로는 위약벌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 위약벌인지 조건부 약정금인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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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11-04 08:38본문
상장 실패만으로는 위약벌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 위약벌인지 조건부 약정금인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 대표변호사 최준홍 · 기업법무 / 읽는 시간 7분
투자계약서에는 "몇 년 안에 상장(IPO)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조항과, 계약을 위반하면 대주주가 위약벌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8월, 회사가 기한 내에 상장하지 못하자 이 두 조항을 근거로 대주주에게 위약벌을 청구한 투자자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1223 판결, 이하 '상장의무 사건').
그런데 같은 조항을 두고 1심은 대주주에게 위약벌 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상장 조항뿐만 아니라 계약서 전체의 구조를 종합해 판단했습니다.
기한 내에 상장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대주주의 위약벌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상장하지 못한 데에 대주주의 귀책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지급하기로 한 금전이 위약벌인지, 상장 실패를 조건으로 한 약정금인지를 판단 요소로 들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는 상장하지 못한 경우를 사유별로 나누고, 사유마다 투자금 회수 방법을 따로 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 48개월 상장 조항과 위반 건당 5억 원의 위약벌이 문제 된 사건입니다
2019년 5월 한 투자조합이 비상장회사의 상환전환우선주를 약 1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투자조합은 회사의 대주주 겸 대표이사와 주주간계약을 맺었습니다.
주주간계약은 "대주주 및 대상회사는 대상회사가 거래종결일로부터 48개월이 되는 날까지(단, 투자자와 협의하는 경우 12개월 연장 가능) 상장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같은 계약은 대주주가 계약을 위반하면 위반 건당 5억 원을 위약벌로 지급하도록 정했습니다.
투자자와 사전 협의한 뒤 전략적 결정으로 상장 추진을 중단하는 경우에는, 투자조합이 대주주에게 주식을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도 두었습니다.
회사는 코로나19 기간에 주력 제품의 매출이 크게 줄었고, 기한까지 상장하지 못했습니다.
투자조합은 대주주를 상대로 풋옵션에 따른 주식매매대금을 청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위약벌을 지급하라고 청구했습니다.
▍ 1심은 위약벌 5억 원을 인정했고, 항소심과 대법원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1심은 대주주에게 위약벌 5억 원의 지급을 명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21. 선고 2023가합98226 판결).
1심은 채무불이행에서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추정된다는 법리를 전제로, 코로나19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대주주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증명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위약벌을 줄여 달라거나 일부 무효로 해 달라는 대주주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은 1심 판결 중 대주주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투자조합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6. 1. 15. 선고 2025나206544 판결).
항소심은 상장 조항이 상장이라는 결과를 보장하는 의무가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상장을 위해 노력할 의무라고 보았습니다.
이른바 수단채무(결과 자체가 아니라 결과를 위한 적절한 노력을 내용으로 하는 채무)로 본 것입니다.
그 근거로 항소심은 신주인수계약의 조기상환청구권 사유에 '상장 요건이 충족되었음에도 상장완료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와 '상장을 하지 못한 경우'가 따로 정해져 있는 점을 들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회사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이 생기므로, 상장을 하지 못한 경우의 회수 방법이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항소심은 대주주가 리브랜딩·제품 다양화·해외 판매에 나섰고, 투자조합에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를 공유하며 회수 방안을 협의한 사실도 함께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결론은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대상회사가 상장하지 못한 데에 대주주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대법원은 자신이 제시한 판단 기준에 '수단채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귀책사유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 위약벌로 정했는지, 상장 실패를 조건으로 한 약정금으로 정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대법원은 이런 약정에서 대주주의 지급의무가 발생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약정의 동기와 경위, 문언, 약정의 목적, 채무가 계약에 적힌 방식과 채권자의 역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특히 지급하기로 한 금전이 "제3자의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위약벌"인지, "단순히 상장하지 못함을 조건으로 한 약정금"인지를 판단 요소로 들었습니다.
위약벌은 의무를 위반했을 때 지급하는 금전이므로, 상장 실패에 대한 대주주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어야 지급의무가 발생합니다.
상장의무 사건의 위약벌 조항은 "본 계약을 위반하게 되는 경우"에 지급하도록 정한 것이었고, 법원은 이를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한 위약벌로 다루었습니다.
항소심은 위약벌 조항에 "그 사유와 절차를 불문하고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문구가 있었는데도, 이를 위약벌 액수에 이의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만 보았습니다.
▍ 풋옵션 행사 요건도 계약서 문언대로 좁게 해석됐습니다
투자조합은 상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니 '전략적 결정으로 상장 추진을 중단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이 문언을, 상장 요건을 갖추었는데도 더 유리한 시점에 상장하려고 투자자와 협의해 상장 추진을 중단하는 경우로 해석했습니다.
실적이 나빠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고, 계약서상 회사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의 사유일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항소심은 이 판단을 그대로 인용했고, 대법원도 이 해석의 결론을 받아들였습니다.
▍ 대표님이 상장 조항을 검토하실 때 확인하실 것은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지급 조항이 '계약 위반'을 사유로 하는지, '상장하지 못한 사실' 자체를 사유로 하는지 확인하십시오.
이 사건의 위약벌 조항은 "대주주가 본 계약을 위반하게 되는 경우" 위반 건당 5억 원을 지급하도록 정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한 위약벌로 다루었고, 상장 실패에 대주주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지급의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에 더해, 지급금이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한 위약벌인지 상장하지 못함을 조건으로 한 약정금인지를 판단 요소로 들었습니다.
즉 지급 조항이 상장의무 조항의 '위반'에 연결되어 있는지, '기한 내 상장하지 못한 사실' 자체에 연결되어 있는지가 분쟁에서 쟁점이 됩니다.
계약서에 '상장하지 못한 경우' 대주주가 금전을 지급한다는 식의 조항이 있다면, 서명 전에 그 사유를 '상장의무 위반'으로 고치시기 바랍니다.
귀책사유가 필요한 구조임을 문언에 분명히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둘째, 상장하지 못하는 사유를 나누고, 사유마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책임지는지를 따로 정하십시오.
상장하지 못하는 사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실적이 나빠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 요건을 갖추고도 회사나 대주주가 상장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 투자자와 협의해 상장을 미루기로 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계약서는 이 세 경우를 나누어 적었습니다.
신주인수계약은 앞의 두 경우를 회사에 대한 조기상환 사유로 정했습니다.
주주간계약은 세 번째 경우만을 대주주 개인에 대한 풋옵션 사유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실적 부진으로 상장하지 못한 이 사건을 회사의 조기상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대주주 개인에게 풋옵션이나 위약벌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대표님 입장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보호 장치입니다.
시장 상황이나 실적처럼 대표님이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상장하지 못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한 상환으로 끝나도록 협의하시기 바랍니다.
대표님 개인의 책임은 요건을 갖추고도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경우에 한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셋째, 투자자가 제시한 계약서의 상장 조항을 개정 표준계약서와 대조하십시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2026. 6. 30.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및 해설서」(2026년 개정판)를 공개했습니다.
개정 표준계약서는 상장의무를 최선 노력 의무로 정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항소심이 계약 해석으로 인정한 수단채무와 같은 구조입니다.
표준계약서는 권고 양식이라 투자자가 그대로 써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이에 벤처투자조합 등 표준계약서를 기준으로 삼는 투자자가 '상장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종전 문언이나 상장 실패 자체를 사유로 한 지급 조항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개정 표준계약서상의 상장의무 관련 조항을 협의의 근거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넷째, 투자자가 상장 준비 단계별 이행의무를 제안하면 대표님이 통제할 수 있는 단계만 수락하십시오.
이 판결 뒤 투자자 쪽에서 계약서를 바꾸는 움직임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계약에서 '언제까지 상장한다'는 포괄 조항 대신, 대표주관사 선정 시점, 지정감사 신청 시점,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처럼 상장 준비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 각 단계의 이행 기한을 적는 방식입니다(인베스트조선 2026. 10. 28. https://www.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26/10/27/2026102780134.html).
투자자가 이렇게 바꾸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사건처럼 '상장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만 적혀 있으면 투자자가 대주주의 주의의무 위반을 증명해야 합니다.
단계별 기한이 적혀 있으면 그 기한을 지키지 않은 사실 자체가 의무 위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표님이 이런 조항을 받으시면 두 가지를 검토하셔야 합니다.
하나는 각 단계가 회사가 할 수 있는 행위인지입니다.
주관사 선정이나 감사인 지정 신청은 회사가 할 수 있지만, 예비심사 통과처럼 거래소가 정하는 결과는 회사가 보장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단계를 지키지 못했을 때의 효과입니다.
단계 미이행이 곧바로 위약벌이나 풋옵션 사유가 되는지, 시정 기간을 두는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상장을 위한 노력과 투자자에 대한 보고를 서면으로 남기십시오.
상장의무 사건의 항소심이 대주주의 귀책사유를 인정하지 않은 근거는 경영 개선 조치, 정기적인 자료 공유, 회수 방안 협의의 기록이었습니다.
반대로 1심처럼 귀책사유가 추정된다고 보면, 귀책사유가 없다는 점은 대주주가 증명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대표님이 할 수 있는 대비는 같습니다.
주관사 접촉, 사업계획 변경, 투자자 보고와 협의 내용을 날짜별 문서로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대로 읽으시면 됩니다.
상장 실패 자체를 사유로 회수하려면, 대법원이 든 구별을 전제로 지급 조항의 사유와 상장의무 조항과의 관계를 설계해야 합니다.
다만 투자자가 벤처투자조합이면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대주주 연대책임 제한(벤처투자법 제52조 제2항 제4호의2)과 2027. 3. 30. 시행 예정인 불공정 계약조건 금지(같은 법 제52조의2)가 그것입니다.
▍ 마무리
상장 기한 조항은 투자계약서에 자주 들어가는 조항이지만, 결론은 그 한 줄이 아니라 지급 사유와 회수 방법을 정한 조항 전체의 해석에 따라 정해집니다.
같은 조항으로 1심과 항소심의 결론이 달랐다는 점은, 서명 단계에서 문언을 나누어 정해 두는 것이 분쟁 단계에서 다투는 것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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