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송무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개방 약속, 새 입주자대표회의가 뒤집을 수 있을까 — 원베일리 사태로 본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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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07-08 23:38본문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 대표변호사 최준홍 · 공동주택 / 관리 분쟁 · 읽는 시간 8분
재건축 조합이 인허가 단계에서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에 개방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대가로 용적률·동간거리 완화 같은 인센티브를 받습니다.
그런데 입주가 끝나면 조합은 해산 수순으로 가고, 단지의 의사결정 주체는 새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로 바뀝니다.
새 입주자대표회의가 "우리는 그런 약속에 동의한 적 없다"며 문을 닫아걸면 어떻게 될까요.
그 사이에 끼는 것이 관리주체 — 위탁관리회사와 관리사무소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출입을 막아라"고 하고, 구청은 "개방 조건을 이행하라"고 합니다.
이 글은 그 물음에 실제로 답을 준 사건 —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사태 — 를 따라가면서, 현행법의 구조와 관리 현장의 대응을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하나,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만으로 개방 약속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인허가 조건은 단지 내부의 의결로 소멸하지 않고, 원베일리에서도 행정청이 이전고시 취소 같은 수단으로 일단 개방을 관철했습니다. 다만 끝난 싸움은 아닙니다 — 단지 측은 지금도 출입 통제(보안문)라는 형태로 다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둘, 그런데 공동주택관리법 안에는 이 문제를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갈등이 단지마다 반복될 구조이고, 서울시가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셋, 관리주체는 '누구 말을 들을 것인가'를 감으로 정하면 안 됩니다. 근거를 문서로 확보하고 이행 관리자 역할을 잡는 것이 회사를 지키는 길입니다.
▍ 무슨 일이 있었나 — 원베일리 사태의 전개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는 재건축 과정에서 커뮤니티 시설 13곳을 외부에 개방하고 공공보행통로를 두는 조건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어 용적률·건폐율 등 인센티브를 받았습니다(문화일보 2024. 7. 8.).
그런데 2023년 입주 후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가 이용객을 인근 동(洞) 주민으로 한정해야 한다며 입장을 바꾸고 펜스 설치까지 검토하면서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서초구는 행정지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결국 정비사업의 이전고시를 취소하는 카드까지 꺼냈고, 그제서야 단지는 2024년 6월 말 커뮤니티 시설의 단계적 전면 개방을 결정했습니다(위 문화일보 보도). 이전고시는 조합원 앞으로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절차의 기초여서, 취소되면 등기·재산권 행사에 직접 영향이 미칩니다. 단지로서는 버틸 수 없는 압박이었던 셈입니다.
원베일리만의 일이 아닙니다. 아크로리버파크도 2014년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동간거리·층고 완화를 받으며 주민공동시설 15곳 개방을 약속했지만, 2016년 입주 후 1년 8개월이 지나서야 개방했습니다(비즈워치 2024. 8. 7.).
서울시 발표 당시(2024. 8.) 기준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정비사업 단지 중 시설 개방을 약속한 곳은 31곳, 입주를 마친 곳은 위 두 곳이었습니다(뉴시스 2024. 8. 7.).
그리고 그 명단의 단지들이 지금 차례로 입주하고 있습니다. 잠실진주 재건축(잠실 래미안아이파크)이 2025년 12월 말 입주를 시작했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디에이치 클래스트), 흑석11구역·이문4구역·제기4구역 재개발 등이 뒤를 잇습니다(위 비즈워치 보도). 같은 장면이 반복될 수 있는 무대가 계속 늘어나는 셈입니다.
▍ 왜 반복되나 —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의 공백
갈등이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는, 개방 약속의 근거와 단지 운영의 근거가 서로 다른 법에 있기 때문입니다.
개방 약속은 건축·정비 인허가 단계의 산물입니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사업시행인가 조건, 지구단위계획 같은 곳에 담깁니다. 상대방은 조합(사업주체)입니다.
그런데 입주 후 단지 운영은 공동주택관리법의 세계입니다. 주민공동시설의 운영은 관리규약과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정하고, 관리주체가 집행합니다.
여기서 공백이 생깁니다.
첫째, 공동주택관리법에는 "사업주체가 한 개방 약속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승계·준수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그래서 새 입주자대표회의가 "우리는 약속한 적 없다"고 주장할 여지가 열립니다.
둘째, 공동주택관리법령이 예정하는 '개방'은 제한적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9조의2는 관리주체가 입주자등의 이용을 방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주민공동시설을 인근 공동주택단지 입주자등도 이용하게 허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등 절차와 영리 목적 운영 금지를 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일반 공중에 대한 개방, 하물며 인허가 조건으로 약속된 개방의 이행은 이 법의 관심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셋째, 그래서 강제 수단은 공동주택관리법이 아니라 건축법과 도시정비법에서 나옵니다. 개방 조건 위반은 건축법상 위반 건축물 문제로 접근되어 시정명령(건축법 제79조)과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의 이행강제금(같은 법 제80조)으로 이어집니다. 이행강제금은 시정될 때까지 반복 부과될 수 있고,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재되면 단지 전체의 담보대출·거래·각종 인허가에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용도변경 등 행위허가 제한이 더해지고, 원베일리처럼 정비사업 절차(「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이전고시)가 지렛대가 되기도 합니다. 즉 법 개정 전에도 뒤집기의 비용은 이미 충분히 큽니다.
정리하면 —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인허가 조건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 이행을 다투는 싸움은 공동주택관리법 바깥에서, 단지 전체가 행정제재를 받는 방식으로 벌어집니다. 그 사이에서 관리비로 이행강제금을 부담하게 될 수 있는 것은 입주민이고, 현장에서 시달리는 것은 관리주체입니다.
▍ 서울시의 대응 — 기준 마련과 법 개정 요구
서울시는 2024. 8.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개방운영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면서 네 가지 방향을 밝혔습니다(뉴시스 2024. 8. 7.).
첫째, 개방 약속을 단계마다 문서로 남깁니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고시문, 사업시행인가 조건, 분양계약서, 건축물대장까지 — 건축위원회 심의부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까지 사업 단계별로 시설개방 사항을 지속적으로 명시하고 확약받겠다는 것입니다. "몰랐다"는 주장이 나올 수 없게 만드는 설계입니다.
둘째,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합 등 사업주체가 시설개방 운영을 약속한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법에 명시하자는 취지로,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개정을 지속 건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을 쓰는 시점(2026. 7.)까지 이러한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이 이루어진 것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2026년 시행 예정 제도를 정리한 업계 보도(한국아파트신문 2025. 12. 30.)에도 해당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 즉 공백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 [2026. 7. 업데이트] 서울시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약속한 공공기여 사항이 입주자대표회의로 의무 승계되도록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을 공식 제안했습니다(머니투데이 2026. 6. 25.). 다만 아직 제안 단계로, 개정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배경과 관리 현장의 시사점은 후속 글에서 다룹니다.
셋째, 운영권의 자치구 위탁입니다. 개방은 했지만 외부인 이용료를 비싸게 받아 사실상 이용을 막는 편법을 차단하기 위해, 주민공동시설 운영권을 자치구에 위탁해 운영방식과 사용료를 자치구가 결정하게 한다는 구상입니다.
넷째, 미이행 시 행정조치의 강화입니다. 건축이행강제금 부과, 위반건축물 등재, 용도변경 등 각종 행위허가 제한, 모범단지 보조금 등 혜택 배제까지 — 원베일리에서 실제로 작동한 압박 수단들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입니다.
▍ 왜 버티는가 — 그리고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여기서 한 가지 물음이 남습니다. 이행강제금·위반건축물 등재까지 감수하면서 단지들은 왜 버틸까요.
계산 구조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인센티브의 이익은 조합 단계에서 실현됐고 조합은 해산 수순인데, 이행 의무는 입주 시점의 소유자들에게 떨어집니다. 매수·일반분양으로 들어온 소유자에게는 "내가 약속한 적 없다"는 심리가 있고, 개방의 편익은 단지 밖 공공에, 비용(혼잡·보안·관리 부담)은 단지 안에 귀속됩니다. 입주민 표로 움직이는 입주자대표회의로서는 안쪽 여론을 따르는 것이 자기 논리로는 합리적인 것입니다.
버티기의 손익분기를 보여준 것이 아크로리버파크입니다. 서초구가 위반건축물 등재와 함께 시정될 때까지 연 2회 반복 부과되는 이행강제금 — 가구당 수천만 원 규모 — 을 예고하자, 입주자대표회의는 구와 협약을 맺고 개방으로 돌아섰습니다(이데일리 2018. 4. 14.). 원베일리도 이전고시 취소라는, 등기·재산권의 뿌리를 건드리는 조치 앞에서 개방을 결정했습니다. 제재의 실효성은 금액이 아니라 재산권 절차를 건드리는가에서 갈렸습니다.
그런데 사태는 개방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원베일리 입주자대표회의는 개방 이후에도 단지 외곽 보안문(게이트)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에너지경제 2026. 3. 12.). 서초구는 특별건축구역 특례를 받은 건축물의 원형 유지 의무(건축법 제75조)를 근거로 이행강제금 부과 가능성을 문서로 통지했고,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보안문은 공공보행통로 이용에 영향을 주지 않고 주거 공간 출입만 제한하는 것"이라는 법률 자문 의견서로 맞서고 있습니다. 단지가 사유지이자 주거침입죄의 보호 대상이라는 판례, 허가기준을 충족하면 행위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행정판결까지 인용하면서요.
주목할 것은 다툼의 형태가 진화했다는 점입니다. '시설을 닫는다'(정면 위반)에서 '시설은 열어두되 단지 출입을 통제한다'(경계 다툼)로, '제재를 감수한다'에서 '제재의 법적 근거 자체를 다툰다'로 옮겨 갔습니다. 절충 논의도 나오고 있습니다 — 예약제·시간제의 이른바 소프트 개방, 외부인 이용료의 관리비 환원, 외부 이용에 따른 관리비의 지자체 지원 같은 방안이 거론되고, 서울시도 이용료 징수·개방시간 제한·사고책임 분담을 허용하는 운영 기준을 제시한 상태입니다(위 에너지경제 보도).
관리 현장의 관점에서 이 진화가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앞으로의 쟁점은 "개방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개방하느냐" — 즉 운영 설계의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 결정 자체는 관리규약과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의 몫입니다. 그러나 의결에 올릴 운영안을 만들고, 그 안이 인허가 조건이나 영리 운영 금지와 충돌하지 않는지 걸러내고, 결정된 대로 집행하는 실무는 관리주체의 일입니다.
※ [2026. 7. 업데이트] 이후 서초구는 입주민 3분의 2의 동의에도 불구하고 단지 외곽 펜스·보안문 18개소의 행위허가 신청을 반려했습니다(매경이코노미 2026. 7. 4.). 특별건축구역 지정 목적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사안이므로 서울시 건축위원회 변경심의(건축법 제72조 제5항)를 먼저 거쳐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법령상 동의 요건(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별표 3)을 채워도 인허가 조건은 별개의 절차로만 바뀐다는 것 — 이 글이 정리한 구도가 다시 확인된 사례입니다. 자세한 경과는 후속 글에서 다룹니다.
▍ 관리주체·위탁관리회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이 구조에서 위탁관리회사와 관리사무소장이 챙길 것을 다섯 가지로 정리합니다.
하나, 수주·계약 단계에서 '개방 조건 단지'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고시문, 사업시행인가 조건, 건축물대장, 분양계약서에 시설개방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위탁관리계약 견적에 개방 시설의 운영 인력·비용·보험을 반영해야 합니다. 개방 시설은 외부인 출입이 전제라 안전관리·배상책임의 범위가 다릅니다.
둘, 입주자대표회의가 폐쇄를 의결하려 하면, 따르기 전에 근거를 문서로 남깁니다. 개방 여부는 단지 내부의 자치 사항이 아니라 인허가 조건의 이행 문제라는 점, 미이행 시 이행강제금 등 행정조치가 단지에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서면으로 고지하고, 필요하면 관할 구청에 질의해 회신을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관리주체는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사항의 집행자이지만, 동시에 공동주택을 법령에 따라 관리할 의무도 집니다(공동주택관리법 제63조 제1항·제2항). 의결을 그대로 집행했다가 사태가 커지면 회사도 분쟁에 함께 끌려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셋, 운영 설계에서 '편법 개방' 시비를 피합니다. 외부인에게만 이용료를 크게 높여 받는 방식은 개방 취지 위반 시비를 부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9조의2가 주민공동시설의 영리 목적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요금 설계에서 함께 살펴야 합니다. 자치구 위탁 옵션이 열려 있다면 갈등이 큰 단지에서는 오히려 관리주체의 부담을 덜어 주는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넷, 사고·민원에 대비한 체계를 만듭니다. 외부인 이용을 전제로 한 이용수칙, 안전관리 지침, 영업배상책임보험의 담보 범위 점검, 개방 시설 관련 민원·사고 기록의 별도 관리까지 — 개방 시설은 일반 주민공동시설과 다른 관리 표준이 필요합니다.
다섯, 이행 상황의 기록과 소명은 결국 관리주체의 몫입니다. 분쟁의 당사자는 입주자대표회의와 행정청이지만, 다투는 대상 — 시설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 의 자료는 관리사무소가 만들고 보관합니다. 개방 시설의 유지·안전관리와 사용료 징수는 관리주체의 업무이고(공동주택관리법 제63조 제1항), 지자체가 감독에 나설 때 보고와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관리사무소에 출입해 장부·서류를 조사하는 상대방에도 관리주체가 포함됩니다(같은 법 제93조 제1항). 즉 갈등이 커질수록 구청이 실제로 마주 앉는 상대는 관리사무소가 되기 쉽습니다. 이행 현황을 정확히 기록해 소명할 준비가 된 관리주체는 그 국면에서 갈등의 완충지대가 되고, 위탁관리회사 입장에서는 이것이 단순 관리용역을 넘어서는 전문성의 증명이기도 합니다.
▍ 마무리 — 약속은 단지보다 오래 남습니다
원베일리 사태의 교훈은 단순합니다.
인허가 단계의 개방 약속은 조합이 해산해도, 입주자대표회의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뒤집으려는 시도의 비용 — 이행강제금, 이전고시 취소, 위반건축물 등재 — 은 결국 단지 전체가 치릅니다.
그리고 법 개정 전까지는, 이 갈등을 현장에서 받아내는 것이 관리주체입니다.
개방 조건이 걸린 단지를 수주했거나 관리 중이라면, 갈등이 터지기 전에 인허가 문서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준비된 관리주체와 그렇지 않은 관리주체의 차이는, 갈등이 시작된 뒤에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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