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송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은 면죄부가 아닙니다 — 코인 사기 방조자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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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07-09 09:52본문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 대표변호사 최준홍 · 디지털자산 / 손해배상 · 읽는 시간 6분
코인 사기에는 직접 코인을 판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권유 대상자 명단을 넘긴 사람, 거짓 광고를 만든 사람, 모임에서 분위기를 띄운 '바람잡이', 계좌를 빌려준 사람, 자금을 환전해 준 사람까지 —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결과입니다.
이들은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사기인 줄 몰랐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말은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직접 속이지 않았더라도, 그 사기를 거들었다면 '방조자'로서 함께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선 글에서 본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 중, 이번에는 방조책임(제760조 제3항)을 따로 봅니다.
▍ 방조란 무엇인가 — '도움이 된 행위' 전부
민법 제760조 제3항은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정합니다. 직접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어도, 부추기거나(교사) 거들어 준(방조) 사람도 공동불법행위자로 묶여 연대책임을 진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방조를 넓게 봅니다. "방조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35850 판결). 적극적으로 도운 것뿐 아니라, 막아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막지 않은 것(부작위)도 방조가 될 수 있습니다.
▍ 핵심 — '몰랐다'도, '알면서 눈감아도' 방조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형사에서 방조는 '고의'가 있어야 하지만, 민사에서는 방조의 문이 더 넓습니다. 대법원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봅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35850 판결). 즉 방조는 두 갈래로 성립합니다.
- 알면서 눈감은 경우(미필적 고의) — 부정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묵인·방치한 경우입니다.
- 몰랐지만 주의를 게을리한 경우(과실) — 이때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사기인 줄 몰랐다"는 항변만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조금만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는데 확인하지 않은 채 거들었다면 과실 방조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한 그룹 회장이 부회장(동생)의 배임 행위를 구체적으로 공모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부정한 방법으로 회사를 운영한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알면서도 묵인한 채 운영을 계속 맡긴 사안에서, 법원은 이를 방조로 보아 회장에게도 연대책임(약 73억 원)을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35850 판결) — '알면서 눈감은' 방조가 책임으로 이어진 예입니다.
▍ 코인 사기에 대입하면
이 법리를 코인 사기의 '주변 가담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 명단(DB)을 넘긴 사람 — 그 명단이 사기 권유에 쓰일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 광고·홍보를 맡은 사람 — 거짓 수익률임을 확인하지 않고 퍼뜨렸다면.
- 계좌(명의)를 빌려준 사람 — 범죄에 쓰일 가능성을 외면했다면.
- 환전을 도운 사람 — 출처가 의심스러운 자금임을 외면했다면.
직접 투자자를 속이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사기를 객관적으로 용이하게 했고 마땅한 주의를 게을리했다면 방조자로서 연대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말은, 적어도 민사에서는 방패가 되기 어렵습니다.
▍ 다만, 무한정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방조의 문이 넓다고 해서 스쳐 지나간 관여까지 모두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방조자에게 책임을 지우려면 방조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그 행위가 피해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를 쉽게 막을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등기부 등본조차 확인하지 않아 경매가 진행 중인 사실을 매수인에게 알리지 못한 사안에서, 이를 매도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과실에 의한 방조'에는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매수인이 스스로 경매 사실을 확인·회피할 수 있었던 사정 등을 들어 방조로 인한 책임까지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다91597 판결). '방조에 해당한다'는 것과 '책임을 진다'는 것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몰랐다'는 쪽(과실)의 책임은 '예견 가능성'에 크게 좌우됩니다. 코인 사기에 계좌를 빌려준 사람을 예로 들면, 대법원은 단순히 계좌(통장)를 넘겼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계좌가 범죄에 쓰일 것을 예견할 수 있었어야 과실 방조 책임을 진다고 봅니다. 예견 가능성은 넘긴 목적·경위, 대가나 이익의 유무, 상대방의 신원, 이용 상황을 확인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다84707 판결). 그래서 대가를 받고 넘겼거나 의심스러운 정황을 외면한 경우에는 책임이 인정되지만, 속아서 또는 아무 대가 없이 넘긴 경우 등에는 책임이 부정되기도 합니다.
요컨대 방조의 문은 넓게 열려 있되, 그 책임 범위는 '주의의무·기여·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만큼'으로 가려집니다. 그래서 가담 정도·인식 가능성·기여도를 사안별로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눈에 정리
코인 사기엔 직접 판 사람 외에 명단·광고·계좌·환전 등 주변 가담자가 많다 → 민법 제760조 제3항으로 방조자도 공동행위자(연대책임).
방조 =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부작위 포함). 알면서 눈감은(미필적 고의) 방조뿐 아니라 과실 방조도 가능(과실 = 주의의무 위반. 대법원 2002다35850). 단 과실 방조 책임은 '예견 가능성'에 좌우(계좌 대여 등 — 넘긴 목적·대가·상대 신원·이용확인 종합; 대법원 2012다84707).
단, '방조 해당'이 곧 '책임'은 아님 — 방조행위와 손해 사이 상당인과관계 필요(피해영향·피해자 신뢰·회피가능성 종합, 책임 과도확대 신중). 대법원 2013다91597은 공인중개사 과실 방조를 인정하면서도 책임은 부정.
▍ 상담 안내
코인·디지털자산 사기로 손해를 입으셨다면, 직접 가해자뿐 아니라 명단 제공·광고·계좌 대여·환전 등 주변 가담자에 대한 방조책임까지 검토해 회수 대상을 넓힐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본인이 가담 의혹을 받는 상황이라면 책임 범위를 다투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사안을 확인한 뒤 가장 적합한 진행 방식과 비용을 사전에 안내드립니다. 아래 링크에서 직접 상담을 예약하실 수도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의 최준홍 대표변호사는 스타트업 사내변호사와 법무법인 파트너로 10년간 기업 자문과 분쟁을 다양한 입장에서 직접 수행했습니다.
Tel 0502-1946-2882 | Email jhchoi@choi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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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작성 시점의 법령·판례를 기준으로 하고 이후 달라질 수 있으며, 열람만으로는 변호사-의뢰인 간의 위임관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사례는 공개된 판결을 익명화해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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