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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무 대주주가 약속한 퇴직위로금 5억 7,000만 원 — 법원은 왜 회사가 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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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07-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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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가 약속한 퇴직위로금 5억 7,000만 원 — 법원은 왜 회사가 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까

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 대표변호사 최준홍 · 기업법무 / 임원 보수 시리즈 ① · 읽는 시간 7분

올해 4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이런 판결이 나왔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 전에 사임했습니다. 사임을 요구한 사람은 모회사의 대주주 — 본인과 가족 지분을 합하면 과반을 보유한, 회사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사임의 대가로 "퇴직일부터 약 1년 4개월치 급여를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했고, 대표이사는 이를 받아들여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퇴직위로금 5억 7,600여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법원은 1심과 항소심 모두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6. 4. 15. 선고 2025나205650 판결).

약속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약속의 존재는 법원도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약속한 사람이 회사의 기관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옛 케이큐브벤처스)를 상대로 약 598억 원의 성과급을 청구했다가 1심에서 같은 이유로 기각됐고,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회사를 상대로 낸 약 443억 원의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도 회사는 같은 조항으로 방어하고 있습니다.

세 사건을 관통하는 조항이 상법 제388조입니다. 이 글은 임원 보수 시리즈의 1편으로, 그 조항이 만드는 원칙 — 이사의 보수는 사람의 약속이 아니라 회사 기관의 결의로 정해진다 — 을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하나, 명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월급, 상여금, 성과급, 퇴직금, 퇴직위로금 —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라면 전부 상법 제388조의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둘,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가 없으면 청구권 자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상법 제388조는 강행규정이어서, 계약서를 썼든 구두로 약속받았든 이사회 결의를 거쳤든, 정관의 규정이나 주주총회 결의가 없으면 이사는 보수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셋, 대주주 개인의 약속은 주주총회 결의가 아닙니다.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 약속했으니 결의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은 법원에서 거듭 배척되고 있습니다.

▍ 세 개의 사건 — 약속은 있었지만, 결의가 없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 사건. 대표이사는 2020. 3. 취임해 2022. 11. 임기 만료 전에 사임했고, 퇴직금 3억 5,200여만 원은 받았습니다. 다투어진 것은 대주주가 사임을 요구하며 제안한 퇴직위로금이었습니다. 법원은 퇴직위로금도 명칭과 무관하게 재직 중 직무수행의 대가인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고, 이 회사 정관과 임원퇴직금규정은 '퇴직금'만 정하고 있을 뿐 '퇴직위로금'은 정한 바가 없으므로, 지급하려면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데 그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다툼이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항소심 판결로, 확정 여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카카오벤처스 사건.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는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 대표이던 2015. 1. 펀드 성과보수의 일정 비율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2. 보상 비율을 낮추는 대신 직무수행 기간 요건을 배제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했습니다. 펀드가 두나무 초기 투자로 큰 이익을 내자 임 전 대표는 이 변경계약을 근거로 약 598억 원을 청구했습니다. 1심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2가합517621 판결)은 계약의 해석에 관하여는 임 전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변경계약이 유효하려면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데 결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25. 3. 당사자 간 합의로 종결됐습니다 — 확정판결로 끝난 사안은 아니지만, 주주총회 결의 없는 보수 약정이 1심에서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습니다.

남양유업 사건. 홍원식 전 회장은 2024년 회사를 상대로 약 443억 원의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71532), 회사는 상법 제388조 —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은 주주총회 결의로 정해야 청구권이 발생한다 — 를 방어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이 소송은 2026. 6. 25. 변론이 종결되어 2026. 8. 27.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결과가 어느 쪽이든, 수백억 원의 청구가 이 조항 하나를 두고 다투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제388조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 법리 — 왜 약속만으로는 안 될까

상법 제388조는 한 문장입니다.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

짧은 조문이지만, 법리는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첫째, '보수'의 범위가 넓습니다. 대법원은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퇴직위로금도 재직 중 직무수행의 대가인 이상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성과급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을 바꿔 붙인다고 제388조를 피할 수 없습니다.

둘째, 강행규정입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막고 회사·주주·회사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라고 판시해 왔습니다. 강행규정이라는 말의 실무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 당사자들이 합의로 이 요건을 건너뛸 수 없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약정은 회사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며, 법원도 이를 구제해 주지 않습니다.

셋째, 요건은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 둘뿐입니다. 근로계약서도, 연봉계약서도, 이사회 결의도, 대표이사의 확약서도 이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되는 지점입니다. 임원 영입 협상에서 오가는 처우 조건은 대부분 계약서와 구두 약속의 형태로 남는데, 그 약속을 회사 기관의 결의로 옮겨 두지 않으면 법적으로는 아직 아무것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 "사실상 1인 회사인데도 안 되나요"

이런 분쟁에서 거듭 등장하는 반론이 있습니다.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 직접 약속했다. 그 사람의 의사가 곧 회사의 의사 아닌가."

사모펀드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 회사가 모회사의 100% 자회사이고 그 모회사를 대주주가 지배하고 있으니, 대주주와의 합의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약속한 대주주는 정작 피고 회사의 주주가 아니었고(주주는 모회사), 모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지위에 있지도 않았으며, 개인의 제안을 주주총회 결의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카카오벤처스 사건에서도 원고 측이 소송 과정에서 계약 무렵 회사가 1인 주주 회사였고, 1인 주주의 승인이 있었던 것과 같다는 취지로 다퉜으나, 1심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고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다는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판례상 1인 회사에서 1인 주주의 의사가 주주총회 결의를 대신하는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논의되는 영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1인 주주가 아닌 지배주주의 약속은 결의가 될 수 없고, 지배구조가 겹겹인 경우(모회사의 대주주, 그 모회사의 자회사)에는 이 논리가 통하지 않으며, 다툼이 생긴 뒤에 "사실상 결의가 있었다"고 사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결국 안전한 길은 하나 — 결의를 실제로 하는 것 — 뿐입니다.

▍ 받는 쪽 실무 — 임원으로 영입되는 분이라면

보수 조건을 협상할 때, 계약서만큼 확인해야 할 것이 회사 기관의 서류입니다.

첫째, 정관을 확인합니다. 이사 보수·퇴직금에 관한 조항이 있는지, 있다면 금액을 직접 정하고 있는지, 주주총회 결의나 별도 규정에 위임하고 있는지 봅니다. 위임 구조라면 그 규정(임원보수규정·임원퇴직금규정)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모펀드 사건의 패인 중 하나는 규정이 '퇴직금'만 다루고 '퇴직위로금'을 다루지 않았다는 것 — 규정의 문언 범위가 곧 권리의 범위입니다.

둘째, 주주총회 결의를 확인합니다. 보수 한도 결의가 있었는지, 내 보수가 그 한도와 절차 안에 들어 있는지, 의사록으로 확인합니다. 특히 성과급·퇴직위로금처럼 표준적이지 않은 항목일수록 결의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어야 합니다.

셋째, 약속을 결의로 옮기는 것을 조건으로 삼습니다. "지급하겠다"는 말을 받았다면, 다음 주주총회에서 해당 내용이 결의되는 것까지가 약속의 이행입니다. 결의 전에 사임 등 자신의 의무를 먼저 이행하는 것은 — 사모펀드 사건이 보여주듯 — 회수할 수 없는 선이행이 될 수 있습니다.

▍ 주는 쪽 실무 — 회사라면

회사 입장에서도 이 조항은 방어 수단이자 관리 과제입니다.

결의 없이 지급해 온 임원 보수는 나중에 부당이득 반환 문제로 돌아올 수 있고,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 상대방이 가장 먼저 뒤지는 서류가 정관·보수규정·주주총회 의사록입니다. 임원 보수의 근거 서류 4종 — 정관, 임원보수·퇴직금규정, 주주총회 결의(의사록), 개별 계약서 — 가 서로 맞물려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정비 체크리스트는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 마무리 — 다음 편 예고

이번 편의 결론은 한 줄로 요약됩니다. 이사의 보수는 사람의 약속이 아니라 결의로 정해지고, 결의가 없으면 회사에 영향력 있는 사람의 약속이라도 법원은 지켜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결의가 있으면 끝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자신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주주총회 결의에 스스로 찬성표를 던졌다가, 그 결의 자체가 취소되는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결의가 있어도 그 결의가 무너지는 경우 — 셀프 결의와 규정 무효의 문제 — 를 2편에서 다루겠습니다.

▍ 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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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최앤컴퍼니의 최준홍 대표변호사는 스타트업 사내변호사로 임원 보수·주주총회 실무를 직접 운영했고, 법무법인 파트너를 거치며 임원퇴직금 청구 소송(회사 측 대리, 청구 전부 기각)을 수행했습니다.

Tel 0502-1946-2882 | Email jhchoi@choi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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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작성 시점의 법령·판례·보도를 기준으로 하고 이후 달라질 수 있으며, 열람만으로는 변호사-의뢰인 간의 위임관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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